한국화학연구원이 메탄을 에틸렌으로 바꾸는 반응에 AI를 적용해 수율을 5.9%에서 13%로 올렸다는 내용이 과학기술 동향으로 소개됐다. 원 기사는 2021년 3월 사이언스타임즈 보도다. 온실가스를 석유화학 기초원료로 바꾼다는 점에서 '화학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제목이 붙었다. 수율이 두 배가 됐다는 숫자만 보면 상용화가 가까워 보인다. 현장에서 보면 13%는 출발선에 가깝고, 남은 문제는 수율 바깥에 더 많다.
배경: 왜 중요한가
에틸렌은 폴리에틸렌, PVC, 합성고무, 건축자재, 도료의 출발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나프타를 800~850℃에서 열분해하는 NCC(나프타 분해 설비)로 만든다. 이 온도는 탄화수소 사슬이 끊어지는 속도와 부반응 억제 사이에서 정해진 값이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범위로는 나프타 기준 에틸렌 수율이 30% 안팎이다. 원료가 원유에 묶여 있고 분해로가 연료를 대량으로 태운다. 그래서 원가와 탄소 배출이 모두 유가와 에너지 가격에 연동된다.
메탄은 천연가스와 셰일가스의 주성분이라 매장량이 많고 싸다. IPCC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100년 기준 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의 약 28~30배다. 태우거나 배출하는 대신 화학원료로 쓸 수 있다면 원료 다변화와 감축이 함께 풀린다. 메탄 직접전환이 수십 년째 연구 주제로 남아 있는 이유다.
지금의 상용 경로는 간접전환이다. 메탄을 합성가스(CO와 H₂ 혼합물)로 개질한 뒤 메탄올을 거쳐 올레핀으로 간다. 단계가 많고 개질 공정이 에너지를 크게 쓴다. 직접전환은 이 중간 단계를 없애려는 시도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세부 포인트 1 — 1,000℃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 그 온도가 만드는 문제
메탄의 C–H 결합 해리에너지는 약 439 kJ/mol로 탄화수소 중 가장 높은 축에 든다. 결합을 끊으려면 1,00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기사에 나온 실험 조건도 1,000℃ 이상이다.
문제는 생성물인 에틸렌이 메탄보다 반응성이 높다는 점이다. 메탄을 활성화할 만큼 가혹한 조건에서는 에틸렌이 더 빨리 반응해 방향족을 거쳐 코크(탄소 침적물)가 된다. 전환율을 올리면 선택도가 떨어지고, 선택도를 지키면 전환율이 낮아진다. 산소를 쓰는 산화 이량화(OCM) 방식은 1980년대부터 연구됐지만, C2 수율 25~30% 부근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산소를 쓰면 생성물이 CO₂로 과산화되기 때문이다. 산소를 쓰지 않는 비산화 방식은 CO₂가 나오지 않는 대신 코크와 고온 문제를 그대로 떠안는다.
이 반응에서 온도, 유속, 체류시간, 반응기 형상, 촉매 표면 상태는 서로 얽혀 있다. 변수 하나를 바꾸면 기상 라디칼 반응과 표면 반응의 비율이 함께 변한다. 사람이 변수를 하나씩 바꿔가며 최적점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연구팀이 택한 방법은 실험 데이터 250개로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이었다. 인공꿀벌군집 알고리즘으로 1만 회 이상 모의실험을 돌려 조건을 탐색했다. 인공꿀벌군집 알고리즘은 여러 탐색 개체가 해 공간을 나눠 뒤지는 최적화 기법이다. AI가 새 화학을 발견한 것이 아니다. 고온 실험 한 번의 비용이 큰 영역에서 실험 횟수를 줄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250개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이 실험 범위 밖에서도 맞는지는 기사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세부 포인트 2 — 수율 13% 뒤에 붙는 공정 비용
기사의 수치는 2019년 5.9%, AI 적용 후 13%다. 기사에는 '기존 대비 10% 이상 수율 향상'이라는 표현도 같이 나온다. 이 표현이 상대값인지 절대값인지, 13%가 전환율과 선택도를 어떻게 곱해 나온 값인지는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 번 통과 수율이 13%라면 미반응 메탄 80% 이상을 분리해 되돌려야 한다. 메탄과 에틸렌, 부생 수소를 가르려면 통상 심랭 분리(영하 100℃ 이하 저온 증류)가 필요하다. 이 구간이 설비비와 전력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수율이 낮을수록 리사이클 유량이 커지고, 압축기와 분리탑도 그만큼 커진다. 반응기 수율이 두 배가 돼도 전체 공정 경제성이 두 배 좋아지지는 않는다.
재료 문제도 있다. 1,000℃ 이상에서 연속 운전하는 반응관은 크리프(고온에서 하중을 받아 서서히 변형되는 현상)와 침탄을 견뎌야 한다. NCC 분해로도 코크 때문에 주기적으로 운전을 멈추고 디코킹을 한다. 그보다 200℃가량 높은 조건에서 코크 생성 속도와 관 수명이 어떻게 나올지는 실험실 석영 반응기로 알 수 없다. 흡열 반응에 필요한 열을 무엇으로 공급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천연가스를 태워 열을 대면 감축 효과의 상당 부분이 상쇄된다. 전기 가열은 전력 단가와 전원 구성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
그래서 뭘 봐야 하나
첫째, 수율 하나만 보지 말고 전환율, 선택도, 연속 운전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촉매·공정 연구의 상용화 가능성은 수백~수천 시간 운전 데이터에서 드러난다. 기사 시점의 성과는 실험실 규모다. 이후 파일럿 단계 진행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원료 조건이다. 메탄 직접전환의 경제성은 가스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 먼저 성립한다. 가스를 LNG로 수입하는 국가에서는 원료 이점이 작다. 국내 석유화학은 범용 제품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신공정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기술이 국내 설비로 이어질지, 라이선스 형태로 해외에 적용될지는 열려 있다.
셋째, AI 활용의 의미다. 이 사례에서 범용성이 큰 부분은 에틸렌 수율보다 '적은 실험 데이터 + 최적화 알고리즘' 방법론이다. 고온·고압처럼 실험 비용이 큰 촉매, 배터리 소재, 합금 개발에 같은 접근이 확산되고 있다. 소재 기업의 R&D 생산성을 볼 때 실험 자동화와 데이터 축적 수준을 같이 보는 것이 유효한 관점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곧 실적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메탄 직접전환 수율이 5.9%에서 13%로 올랐다는 것은, 난도 높은 반응에서 조건 탐색 방식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상용화까지는 분리 비용, 코크, 고온 재료, 열원이라는 네 가지 문제가 남아 있고, 이들은 반응기 밖에서 풀어야 한다. 온실가스를 원료로 바꾼다는 방향은 타당하지만, 판단 근거는 발표된 수율이 아니라 연속 운전 데이터와 전체 공정의 에너지 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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