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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수 예산 3,862억원, 출자와 댐 증축으로 읽는 2027년 기후부 예산안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7년 예산안을 전년보다 18.3% 늘어난 25조7,319억원으로 편성했다. 워터저널 보도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이고,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용수 기반시설에만 1조9,351억원이 들어간다. 기사 제목만 보면 돈이 늘었으니 물과 전기가 제때 나올 것처럼 읽힌다. 현장에서 보면 다르다. 예산이 잡힌 해와 물이 배관을 타고 나오는 해는 같지 않고, 산업용수 예산 안에서도 공사비와 출자금은 성격이 전혀 다른 돈이다. 배경: 왜 중요한가 이번 예산안의 네 가지 축은 전력·용수 기반시설 확충, 에너지 대전환, 녹색전환, 기후재난 안전 확보다. 기후부 발표를 보면 첨단산업 전력·용수 1조9,351억원 가운데 전력이 1조5,489억원, 용수가 3,862억원이다. 전력 쪽은 수요유치형 변전소,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망 지중화,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같은 항목이 들어간다. 용수 쪽은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 1,196억원, 충청권 첨단산업 용수공급 81억원, 한국수자원공사 출자 2,500억원, 호남권 공공폐수 처리 85억원으로 구성된다. 물 수요가 커지는 이유는 두 갈래다. 반도체 공정은 미세 오염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초순수(불순물을 극한까지 제거한 공정용수)를 쓰고, 데이터센터는 서버 발열을 잡는 냉각에 물을 쓴다. 보조 자료로 삼은 『물론입니다 3: AI도 목이 마르다』가 짚는 지점이 정확히 이것이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열 발생량이 늘고, 그 열을 제어하는 냉각 과정에 물이 들어간다. 같은 매체에 소개된 해외조사보고서 제목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25%가 물부족 지역에 위치한다. 입지와 수원이 어긋나는 문제는 해외만의 일이 아니다. 물 투자는 산업용수에만 쏠리지 않는다. 수질개선 예산은 74.7% 늘어난 5,986억원이고, 도시침수 예방 예산은 221억원에서 815억원으로 268.8%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 2조1,403억원,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1조5,108억원 같은 큰 항목에 가려지지만, 물 쪽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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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2.5% 감소, 반도체·IT는 왜 늘었나

리더스인덱스가 10월 13일 발표한 집계에서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67개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4억2620만t에서 2025년 4억1550만t으로 2.5% 줄었다. 발전 5사와 철강이 줄였고,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와 방산업체는 늘었다. 기사 제목은 "감소"와 "증가"의 대비로 정리된다. 현장에서 보면 이 숫자는 성과의 순위표가 아니라 전력 사용량과 가동률의 합산 결과에 가깝고, 어느 쪽이 잘했는지는 숫자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배경: 왜 중요한가 파이낸셜신문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720만t에서 6억8571만t(잠정)으로 줄었고, 267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3%에서 60.6%로 오히려 0.3%포인트 올라갔다. 국가 배출량이 기업보다 빠르게 줄었다는 뜻이다.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잡아 놓았고, 리더스인덱스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별 배출량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배출량의 6할을 300개도 안 되는 회사가 내고 있으니, 이 회사들의 숫자가 곧 국가 목표의 진도표다. 업종별 흐름은 뚜렷하다. 파이낸셜신문 집계에서 건설업은 10.2%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고, 발전사가 포함된 공기업 배출량은 1억5963만t에서 1억5206만t으로 4.7% 줄었다. 반대로 IT서비스는 51만t에서 63만t으로 24.5%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가 1329만t에서 1409만t으로 6.0% 늘었고, 방산에서는 LIG넥스원이 41.6%,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9.0% 늘었다. ESG경제 보도에 따르면 전년 대비 감소율은 2024년 0.5%에서 2025년 2.0%로 커졌다. 이 집계의 기준을 먼저 짚어야 한다. 리더스인덱스는 환경부 온실가스 배출 명세서와 각 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합쳐,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을 합산한 값을 썼다고 밝혔다. Scope...

SMR 수주가 창원 원전 공급망의 일감이 되기까지, 인증·인력·설비의 순서

두산에너빌리티가 8월 14일 미국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보호용기·지지구조물·내부구조물 제작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부지에 SMR 2기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는 '수주'라는 결과를 다룬다. 현장에서 보면 대기업의 수주와 협력업체의 일감 사이에는 품질보증 인증, 숙련 용접사, 시험 설비라는 세 개의 관문이 있고,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수주액은 지역 원전 공급망으로 내려오지 않는다. 배경: 왜 중요한가 에너지안전신문 10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테라파워 계약은 대형 원전에서 쌓은 정밀 제작 능력이 미국 SMR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다. 같은 기사는 현대건설·홀텍의 팰리세이드 SMR 2기 사업의 계획 발전용량을 합계 680MW로 전하고, 홀텍이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썼다. 다만 본공사와 국내 협력사 참여는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고 분명히 적었다. 이 마지막 문장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창원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 원전 기자재 제작의 1차 협력업체와 2·3차 가공·용접·검사 업체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기사가 지적한 대로 특수 밸브, 배관, 원자로 구조물은 고온·고압에서 작동해야 하고, 가공뿐 아니라 용접·검사·품질기록을 다룰 기술자가 필요하다. 신한울 3·4호기, 체코 원전, SMR까지 일감의 종류는 늘었지만, 그 일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업체의 수와 그 업체 안의 숙련 인력 수는 같은 속도로 늘지 않았다. 정책 쪽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경남도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2569억 원을 투입하는 SMR 제조혁신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연 단위로 나누면 큰 금액은 아니다. 이 돈이 연구개발 과제에만 머무르면 협력업체의 생산현장까지 닿지 않는다는 점도 기사가 짚었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기사는 '인력'과 '자금'을 병렬로 놓는다. ...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석탄을 넘었다는 숫자, 현장에선 무엇이 바뀌었나

전력거래소는 2026년 10월 21일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이 4만1천40㎿로, 석탄 발전설비 용량 4만757㎿를 283㎿ 차이로 처음 앞섰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는 전체 설비의 25.4%를 차지해 LNG 다음 두 번째 전원이 됐다. 기사는 이 수치를 "주요 발전원으로 성장"의 상징으로 다룬다. 현장에서 보는 장면은 조금 다르다. 설비용량이 같다는 것은 낮 12시 한순간에 낼 수 있는 힘이 같다는 뜻이고, 하루 24시간 실제로 내보낸 전기의 양이 같다는 뜻은 아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역전은 전기를 만드는 쪽의 구성이 바뀌었다는 사실보다, 그 전기를 받아내는 계통과 시장이 어떤 조건을 새로 떠안게 됐는지로 읽어야 한다. 배경: 왜 중요한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LNG 설비용량은 4만6천788㎿이고 재생에너지와의 격차는 5천748㎿다.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연평균 설비용량 증가량은 재생에너지가 약 3천504㎿, LNG가 약 807㎿로 4.3배 차이가 난다. 전력거래소는 이 추세가 유지되면 2~3년 안에 재생에너지가 LNG를 넘어 설비용량 기준 국내 최대 전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정부 목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이다. 현재 약 41GW에서 100GW까지 가려면, 지금의 연평균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보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발전설비 구성이 전력 시스템의 운영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석탄과 LNG는 급전 지시에 따라 출력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전원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가 출력을 정한다.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 '비중앙 출력제어 정보'라는 메뉴가 별도로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에서 급전 지시를 받지 않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가 이미 운영상 관리 대상으로 커졌음을 보여준다. 같은 날 전력거래소 데일리 언론브리핑에는 이 기사와 함께 '지역별 전기요금제에 RE100 계약 멈칫'(에너지경제), '신강진~광양 송전용량 2030...

QS 파워블록, AI 데이터센터 배터리는 스펙이 아니라 보험 심사에서 결정된다

Axios 10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업체 QuantumScape가 데이터센터용 첫 제품 'QS PowerBlock'을 발표했다. 회사는 높은 출력 밀도, 긴 런타임, 기존 리튬이온 대비 높은 안전성을 내세웠고, 다양한 데이터센터 장비 규격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자동차 밖으로 나가는 다각화 신호로 읽는다. 현장에서 보면 순서가 다르다. 데이터센터 배터리는 성능표를 비교해서 고르는 물건이 아니라, 소방 기준과 보험사의 심사를 통과한 뒤에야 비교 대상에 오르는 물건이다. 배경: 왜 중요한가 데이터센터에서 배터리가 하는 일은 전기차와 다르다. 전기차 배터리는 몇 시간 동안 에너지를 꺼내 쓰는 '에너지' 용도다. 데이터센터의 UPS(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는 정전 순간부터 비상 발전기가 부하를 받을 때까지 버티는 '출력' 용도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통상적 설계는 발전기 기동과 동기화에 수십 초, 그 이상의 여유를 포함해 UPS 런타임을 수 분에서 15분 안팎으로 잡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큰 전류를 뽑는 고율 방전이 핵심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충전 상태로 대기한다. 여기에 AI 부하가 변수를 더했다. GPU 클러스터는 학습 단계에 따라 전력 소비가 급격히 오르내린다. 이 변동을 전력망이 그대로 받으면 전압과 주파수가 흔들리므로, 배터리가 완충 역할을 겸하는 설계가 늘었다. 배터리가 '비상용'에서 '상시 운전 설비'로 바뀌면 요구 사양도 달라진다. 충방전 횟수가 늘고, 발열 관리가 중요해지고, 서버와 같은 공간 또는 인접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전성이 가격보다 앞선다. 납축전지에서 리튬이온으로 넘어간 데이터센터들은 미국 소방협회 기준 NFPA 855(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기준)와 UL 9540A(열폭주 화재 전파 시험 방법)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이격 거리, 소화 설비, 설치 용량 제한을 추가로 감당해야 했다....

반도체 시장 1.6조달러 전망, 숫자의 절반은 가격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9월 15일 낸 3분기 ICT 산업 전망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1조6천억달러로 봤다. 같은 연구소가 5월에 1조달러로 잡았던 값을 넷 달 만에 60% 올린 것이다. 기사들은 "AI 속도조절론에도 성장 가속"으로 요약했다. 현장에서 보는 장면은 조금 다르다. 시장 규모가 1.6배가 됐다는 것은 반도체가 1.6배 더 팔렸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물건의 가격표가 바뀌었다는 뜻에 더 가깝다. 배경: 왜 중요한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보고서는 옴디아·트렌드포스 분석을 토대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전년 대비 4배인 약 8천865억달러로 전망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30%에서 올해 55%로 올라간다. D램은 3.4배 성장한 5천190억달러, 낸드는 4.9배 성장한 3천600억달러다. D램 성장률 전망은 상반기 147%에서 250%로, 낸드는 300%에서 395%로 상향됐다. 이 숫자가 왜 나왔는지는 같은 기사의 가격 수치가 설명한다. 지난달 말 기준 범용 D램 가격은 25.0달러, 낸드플래시는 30.5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4배, 9.0배 올랐다. D램 시장이 3.4배 커졋는데 가격이 4.4배 올랐다면, 달러 기준 시장 성장은 전부 가격이 만든 것이고 물량은 오히려 줄었거나 제자리라는 계산이 된다. 낸드도 마찬가지다. 시장 4.9배, 가격 9.0배다. 보고서가 쓴 '성장'은 생산량 성장이 아니라 매출 성장이고, 그 매출 성장의 주된 동력은 단가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가격이 만든 시장 규모는 가격이 빠지면 같은 속도로 줄기 때문이다. 보고서 자체가 범용 D램 가격은 올해 4분기까지 오른 뒤 내년 상반기 보합, 하반기 하락 전환을 전망한다. 낸드는 내년 1분기까지 오른 뒤 연말까지 보합이다. 그런데도 2030년 시장 규모는 약 2조달러로 본다. 올해 1.6조달러에서 4년 뒤 2조달러면 연평균으로는 한 자릿수 성장이다. 보고서는 ...

컨테이너 하역 로봇, 피칭 무대와 도크 사이의 거리

FA저널 보도에 따르면 로보에테크놀로지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페가수스 테크벤처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월드컵 2026' 한국 최종예선에서 준우승했다. 발표 주제는 '컨테이너 하역 등 고강도 물류 작업을 대신하는 AI 로봇'이었고, 자율작업형 로봇 MOROW(Mobile Robot Worker)가 중심이었다. 피칭 무대에서는 로봇이 상자를 집어 내리는 장면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장에서 보는 문제는 다르다. 로봇이 상자를 집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하루 종일 들어오는 컨테이너 앞에서 작업 흐름을 끊지 않고 계속 집을 수 있느냐다. 배경: 왜 중요한가 먼저 대회의 성격을 짚을 필요가 있다. FA저널 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월드컵은 6개 대륙 200개 지역 예선을 거쳐 미국에서 결승을 치르는 피칭 대회이고, 지난 8일 한국 최종예선에는 서류·인터뷰 심사를 통과한 14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분야는 AI&소프트웨어, 로보틱스&스마트제조, 에너지·모빌리티&기후테크, 첨단소재·반도체&바이오의 4개였다. 로보틱스가 독립 분야로 편성됐다는 점은 하드웨어 기반 자동화가 VC 심사 대상으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다만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새로 낸 VC 전문 뉴스레터 소개 글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두고 업계가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다루겠다고 밝힌 것처럼, VC 쪽에서도 평가와 실제 가치의 간극이 논쟁거리다. 피칭 대회 성적과 사업화 평가는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컨테이너 하역이라는 공정 선택 자체는 의미가 있다. 물류센터에서 자동화가 가장 늦게 들어온 구간이 입고, 그중에서도 컨테이너 내부 작업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팔레트 없이 바닥부터 쌓아 올린 상자(플로어 로딩)가 많고, 크기와 무게가 섞여 있으며, 작업 공간이 폭이 좁은 철제 박스 안이다. 컨베이어나 자동창고는 규격화된 물건을 전제로 하는데, 컨테이너 안은 규격화되기 전 상태의 물건이 들어 있는 곳이다. 입고가 막히면 뒤의 분류...

RPS 폐지와 계약시장 전환, 태양광 100GW의 병목은 제도가 아니라 계통과 현금흐름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 1년 성과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과 전력망 혁신을 내세웠고, 정부는 향후 10년간 1,000조 원 규모의 K-GX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같은 시기에 15년간 운영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폐지하고 계약시장을 도입한다는 홍보가 이어진다. 보도는 목표 용량과 투자 총액을 다룬다. 현장에서 보는 장면은 다르다. 발전소가 돈을 벌기 시작하는 날은 모듈을 올린 날이 아니라, 계통에 붙고 설비확인을 받고 계약이 체결된 날이며, 이 세 단계가 지금 어디서 막혀 있는지가 100GW라는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지점이다. 배경: 왜 중요한가 솔라타임즈의 이슈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철강·석유화학 등 산업 탈탄소 전환을 위해 10년간 1,000조 원 투자를 제시했고, 재생에너지 100GW의 성패는 민간 투자와 전력망에 달렸다고 짚었다. 솔라투데이 보도에서도 기후부는 출범 1년 성과로 태양광 규제 손질과 계통 정비를 함께 들었다. 즉 정부 스스로 보급 목표와 전력망 확충을 한 묶음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력망은 발전소보다 리드타임이 길고, 민간 투자는 현금흐름이 확정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민간 투자의 신호가 입찰 시장에 먼저 나타났다. 솔라타임즈 정책 기사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입찰은 1GW 공고에 893MW가 접수돼 지원율 89.3%를 기록했고, 전년 접수량 52MW에서 17배 급증했다. 현물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전량 1MWh당 발급되는 거래 증서)에 의존하던 사업자들이 장기 고정가격으로 옮겨 타려는 수요가 한 해 사이에 몰렸다는 의미다. 같은 매체는 REC 현물가가 상반기 안정세였으나 하반기 하락 압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물가 하락 전망과 입찰 쏠림은 같은 현상의 양면이다. RPS 폐지는 이 흐름 위에 얹힌 제도 변화다. 솔라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개편안에서 REC 발급 실적이 있는 발전사업자는 기존 체계를 유지하되, 발전사업허가나 개발행위허가 단...

자율주행 상용화의 병목은 센서가 아니라 운영이다

CES 2026에서 자율주행은 행사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였고, 우버는 25개 이상 파트너와 연간 수백만 건의 자율주행 트립을 앱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경쟁 축이 "누가 더 잘 달리느냐"에서 "누가 서비스로 돌리느냐"로 옮겨갔다는 진단에도 동의한다. 다만 현장에서 보면 "서비스로의 전환"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무거운 일이다. 차량이 스스로 달리는 시간보다, 달리지 못하는 시간을 누가 어떻게 메우느냐가 자율주행 상용화의 손익을 결정한다. 배경: 왜 중요한가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J3016 기준으로 레벨 4는 "정해진 운행설계영역(ODD, 날씨·도로·시간대 등 시스템이 작동을 보증하는 조건) 안에서는 시스템이 운전의 전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레벨 구분의 기준은 성능이 아니라 '비상 상황의 대응 주체가 누구인가'다. 그래서 레벨 4 차량은 ODD를 벗어나면 안전하게 멈추는 것(최소위험상태, MRC)이 설계상 정답이다. 기술적으로는 옳지만, 서비스 관점에서는 멈춘 차량 한 대가 곧 승객 한 명의 미완료 트립이고 뒤차의 정체다. 상업 운행 규모는 이미 실험 단계를 넘었다. 공개 발표 기준으로 미국 웨이모는 2025년 주당 25만 건 안팎의 유료 승차를 처리한다고 밝혔고, 우버는 2029년 세계 최대 자율주행 호출 플랫폼을 목표로 내걸었다. 국내는 2020년 5월 자율주행자동차법 시행 이후 임시운행허가와 시범운행지구 체제로 실증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는 레벨 4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해 왔다. 숫자가 커질수록 기술 시연에서 보이지 않던 운영 비용이 드러난다. 이 지점에서 기사의 관점은 타당하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 플랫폼이 첫 경험을 만들어 준 것처럼, 자율주행도 수요 예측·배차·승객 응대를 묶는 플랫폼이 확산을 좌우한다. 그런데 플랫폼이 '있다'는 것과 자율주행 차량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핵심:...

의료 AI 허가 3년 새 2.5배, 현장에서 쓰이는 건 다른 문제다

식약처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건수가 2023년 62건에서 2025년 157건으로 3년 사이 약 2.5배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55건이 추가됐고, 흉부 X-ray의 예비 소견을 문장으로 써 주는 생성형 AI 제품이 3등급 의료기기로 처음 허가되는 단계까지 왔다. 기사들은 이 숫자를 '의료 AI 시대 개막'으로 읽는다. 현장에서 보면 허가 건수는 출발선 통과 횟수일 뿐이고, 병원 판독실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제품 수는 그보다 훨씬 적다. 배경: 왜 중요한가 허가가 늘어난 배경은 분명하다. 2018년 4건, 2020년 50건이던 숫자가 2025년 157건으로 올라온 것은 선두 기업 몇 곳에 이어 후발 주자들이 흉부 영상, 뇌출혈 분류, 병리 슬라이드, 심전도 판독 등으로 적응증을 넓혔기 때문이다. 식약처가 '동일 알고리즘이면 임상시험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심사를 간소화한 것도 작용했다. 알고리즘 구조와 학습 방식이 같으면 적응증이 달라도 검증 부담을 줄여 주는 제도인데, 이것이 허가 건수를 빠르게 밀어올렸다. 사용자 쪽 준비도도 높다. 메디게이트가 종합병원 이상 의사 800명을 조사한 결과 98.8%가 생성형 AI를 써 봤고, 63.8%는 유료 구독 중이다. 다만 용도를 보면 최신 논문·가이드라인 확인이 65.7%, 의약품 정보 검색이 63.5%인 반면, 영상·검사 판독 보조는 29.5%, 진료기록·소견서 작성 자동화는 23.5%에 그친다. 의사들이 AI를 쓰는 것과, 허가받은 의료기기 AI가 진료 프로세스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 간극이 산업 측면에서 중요한 이유는 돈의 흐름 때문이다. 허가는 매출이 아니다. 매출은 병원이 연간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건강보험이 행위료에 가산을 얹어 줄 때 발생한다. 2024년 바이오헬스 산업 매출 144조원, R&D 9조원이라는 숫자 안에서 AI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몫은 아직 작고, 그 몫이 커지는 속도는 허가 건수가 아니라 아...

한국항공우주 수주잔고 27조, 숫자가 매출로 바뀌는 속도를 봐야 한다

한국항공우주(KAI)는 2026년 1분기 매출 1조 927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수주잔고는 26조 원대 중반에서 27조 원대 사이로 보도된다. KF-21 체계개발 종결 행사도 열렸고, 10월에는 이집트 국제에어쇼와 모로코 에어쇼에 FA-50을 들고 나갔다. 뉴스는 "수주 30조",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양산국" 같은 표현을 앞세운다. 현장에서 보는 장면은 조금 다르다. 수주잔고는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고, 실적은 기체가 조립라인을 빠져나와 고객이 인수 서명을 한 뒤에야 생긴다. 그 사이의 시간이 이 회사의 진짜 변수다. 배경: 왜 중요한가 한국항공우주의 2026년 가이던스는 별도 기준 매출 5조 7,306억 원, 신규 수주 10조 4,383억 원이다. 1분기 매출 1조 927억 원을 단순히 4배 하면 4조 4,000억 원 남짓으로 목표에 못 미친다. 회사와 증권가가 "하반기 계단식 개선"을 말하는 이유다. 개선의 근거는 두 가지다. 하나는 KF-21 최초 양산 물량의 인도 개시, 다른 하나는 폴란드 FA-50 본계약 물량의 생산 본격화다. KF-21 양산 계약은 2024년 6월 최초 20대(후속군수지원 포함) 1조 9,600억 원, 2025년 6월 잔여 20대 2조 3,900억 원으로 보도됐다. 합쳐 40대, 약 4조 3,500억 원이며 인도는 2028년까지로 알려져 있다. 양산 1호기는 2026년 3월 25일 출고됐고 4월에 첫 비행을 했다. FA-50 수출 물량은 폴란드 36대, 말레이시아 18대, 필리핀 12대로 총 66대다. 이 두 기종이 향후 3년간 매출의 뼈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방산 매출 인식의 구조다. 장기 공급계약은 보통 진행률 기준으로 매출을 잡지만, 완제기 사업은 공정 투입 원가가 매출 인식의 척도가 된다. 즉 자재가 들어오고 공정이 진행되는 만큼만 매출이 생긴다. 수주잔고가 27조 원이어도 올해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양에는 상한이 있다. 그 상한을 ...

피지컬 AI, 전시장 시연과 현장 도입 사이의 거리

10월 6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에는 순찰·청소·제설·주차 관리를 한 대로 처리하는 모듈형 실외 로봇, 3D 비전으로 간식을 집어 건네는 피킹 로봇, 심야 선로 균열을 찾는 점검 로봇이 나란히 나왔다. 같은 날 "피지컬 AI 상용화는 기술보다 사회적 수용성이 과제"라는 지적도 함께 보도됐다. 전시장에서 로봇은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면 질문이 다르다. 이 로봇이 영하의 새벽에, 통신이 끊기는 지하 터널에서, 보안 감사를 통과한 상태로 몇 년을 버티느냐가 도입 여부를 가른다. 배경: 왜 중요한가 피지컬 AI는 화면 안에서 답을 내는 AI가 아니라, 카메라·라이다·힘 센서로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팔과 바퀴로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산업계가 지금 이 분야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야간·실외·반복 작업에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심야 순찰, 운행 종료 후 선로 점검, 겨울철 제설처럼 위험하고 시간대가 고정된 일일수록 인력 공백이 먼저 생긴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발주처가 공공기관이라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가 AI 선로점검 로봇 실증을 추진하고, 서울 소방재난본부가 전통시장 야간 순찰 로봇을 운영한다. 공공이 실증 비용과 현장을 제공하면 로봇 기업은 운영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 구조는 초기 시장을 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실증이 정식 발주로 넘어가는 비율은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실증 한 번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이 업계에서 통상 알려진 사실이다. 또 하나는 보안이 품질 항목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테크맨로봇이 협동로봇 S 시리즈로 IEC 62443-4-2 SL2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은 로봇 기사 중에서는 눈에 덜 띄지만, 현장 조달 기준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로봇은 생산 설비이자 동시에 공격 표면이기 때문이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전시장 시연은 조명·바닥·온도·통신이 모두 통제된 조건에서 이뤄진다. 현장 도입에서 ...

양극재 가동률이 말하는 것: 영업이익률 0.9%는 재고 조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LG화학 첨단소재부문 3분기 매출이 8382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영업이익은 73억원, 영업이익률 0.9%다. 전지재료 매출은 1760억원으로 부문 내 비중이 2분기 36%에서 21%로 떨어졌고, 회사는 4분기도 고객사 연말 재고 조정으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기사는 "부진 심화"로 요약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매출 감소와 이익률 급락은 서로 다른 원인으로 움직이는 두 개의 숫자다. 배경: 왜 중요한가 양극재는 배터리 셀 원가의 30~40%를 차지한다고 공개 자료에서 통상 언급되는 소재다.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인 전구체와 리튬 화합물을 섞어 소성해 만든다. 이 사업의 매출 구조는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판가는 대체로 '금속 시세 연동분 + 가공비'로 정해지고, 금속 시세는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판가에 반영된다. 판매량이 같아도 금속값이 내려가면 매출이 줄고, 오르면 매출이 늘어난다. 2분기 대비 3분기 전지재료 매출 급감은 물량 감소가 가장 크지만, 이 구조 때문에 매출 숫자만으로는 물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알 수 없다. 탄산리튬 시세는 2022년 말 고점 대비 10분의 1 수준 안팎까지 내려온 것이 공개 시세에서 확인된다. 금속값이 낮은 구간에서는 같은 톤수를 팔아도 매출이 작게 찍힌다. 반면 이익률은 물량에 직결된다. 양극재 공장의 핵심 설비는 연속식 소성로(RHK, 롤러허스 킬른)인데, 이 설비는 켜고 끄는 비용이 크다. 고니켈 NCM은 통상 700~800℃ 산소 분위기에서 소성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리튬 자리에 니켈이 섞여 들어가는 양이온 혼합을 막아야 하므로 LCO(900℃ 이상)보다 낮은 온도를 쓰고, 니켈을 3가로 완전히 산화시키기 위해 공기 대신 산소를 넣는다. 승온·강온에 며칠이 걸리고 내화갑(사가)에 열충격을 주기 때문에, 주문이 줄어도 라인을 세우기보다 저부하로 돌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생산량만 줄어드니 kg당 원가가 올라간다. 영업이익이 709억원에...

산업용수 재이용이 기후테크가 되려면: 에너지·농축수·단가의 문제

한국물산업협의회장이 워터저널 세계 물의 날 특집에서 "물기술을 기후테크로 만들어야 민간투자가 따라온다"고 썼다. 기후변화 재해의 69%가 물 관련이고, 국내 미세전자 분야 산업용수 시장이 2024년 1조7천억 원에서 2029년 2조4천억 원으로 연 6.2% 성장한다는 전망도 함께 실렸다. 숫자만 보면 물산업은 분명한 성장 산업이다. 현장에서 보면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은 물을 더 끌어오는 데서가 아니라 산업용수 재이용, 즉 한 번 쓴 물을 다시 쓰는 데서 나오고, 여기에는 기사가 짧게 지나간 비용이 붙어 있다. 배경: 왜 중요한가 기사가 짚은 투자 비대칭은 정확하다. 온실가스 감축은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치가 있어 정책과 투자가 숫자로 관리된다. 적응은 목표치가 없다. 홍수 몇 건을 막았는지, 가뭄 피해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사후에만 집계되고, 투자자가 미리 수익을 계산할 기준이 없다. 물은 적응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물인프라 투자가 같이 정체됐다. COP28 이후 기후변화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이 구도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 기사의 진단이다. 산업 쪽 사정은 더 직접적이다.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같은 공정산업은 공업용수가 끊기면 가동률이 바로 떨어진다. 2021년 대만 가뭄 때 TSMC가 물을 트럭으로 실어 날랐던 일은 공개된 사례다. 국내에서도 신규 산업단지 입지 심사에서 용수 배분이 쟁점이 된다. 댐을 새로 짓거나 광역상수도를 증설하는 데는 10년 단위 시간이 걸리므로, 단기 대안은 재이용뿐이다. 문제는 재이용이 "낮은 수질의 물로 초순수 수준의 물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이다. 기사도 이 대목에서 에너지가 많이 든다고 적었다. 현장에서 보는 비용은 여기서 세 갈래로 나뉜다. 수질 격차를 메우는 에너지, 거르고 남은 농축수, 그리고 이 둘을 합친 단가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일반 기사는 "폐수 재이용을 늘려야 한다"에서 끝난다. 현장에서 재이용 사업의 성...

건설 산재 역대 최대, 매출 연동 과징금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

올해 8월까지 건설업 산재 신청이 3만3297건으로 집계돼 연말에는 역대 최대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주에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건설사에 연결 매출액 기준으로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이 업계 반발과 함께 전해졌다. 기사는 상위 10개사 사망자 수와 과징금 규모를 나란히 놓는다. 현장에서 보면 그 숫자 사이에 있는 공정과 비용 구조가 더 중요하다. 배경: 왜 중요한가 건설 산재는 통계로는 하나의 숫자지만 성격이 다른 두 흐름이 섞여 있다. 하나는 추락·끼임·물체 맞음 같은 사고성 재해다. 지난해 사망사고 상위 10개 기업에서 53명이 숨졌고, 대형 건설사 3곳이 각각 4명씩이었다. 다른 하나는 질병 재해다. 건설업 질병 산재 신청은 3년 만에 4.4배 늘었다. 근골격계 질환이나 소음성 난청의 인정 기준 변화가 거론되지만, 공개된 자료로는 급증 원인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신청 건수와 승인 건수도 다르다. 두 흐름을 하나로 묶어 "역대 최대"라고 부르면 대책도 뭉뚱그려진다. 규제 쪽 변화는 방향이 분명하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 개인의 형사책임을 겨눴다면, 매출 연동 과징금은 법인의 재무를 겨눈다. 업계 반응의 핵심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 사고 현장과 무관한 연결 매출액이라는 점이다. 대형사는 흡수가 가능하지만, 중견·중소사는 사고 한 번이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공사비가 겹친다. 국토교통부는 9월 15일부터 기본형 건축비를 ㎡당 232만8000원으로 4.07% 올렸다. 분양가상한제 산정의 기준값이라 자재·노무비 상승을 뒤따라 반영하는 숫자다. 서울 재건축 현장에서는 3.3㎡당 1300만원 공사비 합의 사례도 나왔다. 공사비가 오르면 발주처와 시공사 모두 공기를 줄여 금융비용을 상쇄하려 한다. 공기 압축은 동시작업 밀도를 높이고, 동시작업 밀도는 사고 확률의 직접 변수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과징금 논쟁은 "얼마를 물릴 것인가"에 머문다. 현장에...

그린수소 프로젝트, 발표되는 MW와 취소되는 MW 사이에서 봐야 할 것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매달 내는 글로벌 수소 기술·산업 동향 3월호에는 수십 건의 소식이 표로 정리돼 있다. 스페인 300MW 수전해 공급 계약, 인도 260MW 기본설계 계약 같은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같은 표 안에 노르웨이 270MW 암모니아 공장 백지화, 덴마크 100MW 고체산화물 수전해 공급 계약 해지도 함께 실려 있다. 현장에서 보면 발표된 MW보다 취소된 MW의 사유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배경: 왜 중요한가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수전해 설비 하나로 성립하지 않는다. 재생전력 공급원, 계통 접속, 공업용수, 수소 압축·저장, 그리고 수소를 받아 줄 수요처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수전해 스택은 이 사슬에서 한 칸이고, 공개된 뉴스는 대개 이 한 칸의 용량만 전한다. 3월호에서 취소된 두 건의 사유가 이 점을 보여 준다. 노르웨이 사우다의 270MW급 암모니아 공장은 계통 운영사가 전력망 용량 배정을 철회하면서 취소됐다. 기술이 아니라 전력을 끌어올 선로가 없었다. 덴마크 Topsoe와 First Ammonia의 100MW SOEC(고체산화물 수전해, 700도 안팎 고온에서 수증기를 분해하는 방식) 공급 계약은 프로젝트 지연과 마일스톤 미충족으로 종료됐다. 전력과 수요처 계약이 제때 묶이지 않으면 공급 계약도 유지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계통 문제를 애초에 피해 간 경우가 많다. 스페인 H2Pro·Doral의 50MW 프로젝트는 off-grid, 즉 계통 접속 없이 태양광 80MW를 수전해에 직결하는 구조다. 경북 김천에 완공된 국내 시설도 8.3MW 태양광만으로 연간 230톤 이상의 수소를 만드는 오프그리드 방식이다. 계통 접속 대기가 일정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되자 설계가 계통을 쓰지 않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기사 제목은 MW와 톤을 전한다. 현장에서 따지는 숫자는 수소 1kg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전력량(kWh/kg), 재생전력의 이용률, 그리고 촉매와 전...

태안 해상변전소 계약이 보여주는 것: 해상풍력의 병목은 터빈이 아니라 송전이다

HD현대중공업이 태안풍력발전과 태안 해상변전소의 설계·조달·제작·설치·시운전 계약을 맺었다. 500MW급 태안 해상풍력 단지에 들어가는 설비로, 공개된 사업 개요에 따르면 2030년 준공이 목표다. 보도는 대형 조선소의 해상풍력 시장 진출이라는 사업 확장 프레임으로 이 소식을 다룬다. 현장에서 보면 이 계약은 다른 신호다. 터빈 수가 아니라 전기를 육지로 보내는 설비가 해상풍력 사업의 공정 임계경로에 올라왔다는 뜻이다. 배경: 왜 중요한가 해상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는 바다 위 터빈들이 만든 전기를 한 지점에 모아 전압을 올린 뒤 해저케이블로 육지에 보내는 설비다. 터빈 사이를 잇는 어레이 케이블은 통상 66kV급이고, 육지 송전망은 국내 기준 154kV 또는 345kV다. 전압이 다르니 중간에 변압기가 필요하고, 그 변압기를 바다 위에 두는 이유는 손실 때문이다. 송전 손실은 전류의 제곱에 비례한다. 같은 전력을 66kV 대신 154kV로 보내면 전류가 약 2.3분의 1로 줄고, 케이블 저항 손실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수십 km 해저케이블에서 이 차이는 연간 발전량으로 직결된다. 규모가 작을 때는 이 설비 없이도 사업이 됐다. 국내 첫 상업 규모 사례인 서남해 60MW 실증단지에는 해상변전소가 들어갔지만, 수십 MW 단지는 66kV 케이블을 그대로 육지까지 끌어오는 설계도 가능하다. 500MW는 다르다. 14MW 터빈 35기 분량의 전력을 어레이 케이블 전압 그대로 육지로 보내면 케이블 가닥 수와 손실이 모두 사업성을 깨는 수준이 된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DNV(노르웨이 선급)로부터 설계 검증서를 받은 모델도 정확히 이 조건, 500MW급·14MW 터빈 35기 대응으로 공개돼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0.5GW 보급·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단지 하나가 500MW면 해상변전소 20기 안팎이 필요한 물량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상업 규모 해상변전소를 설계부터 설치까지 수행한 실적은 공개된 자료로는 거...

산업가스 2026년 전망, 반도체 회복이 모든 가스 사업자에게 호재는 아니다

연초 산업가스 업계 전망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6년 국내 성장률을 1.9%로 제시했고, 반도체는 HBM과 DDR5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를 이어간다고 봤다. 수원·용인·평택·아산 인근에 공기분리장치를 둔 메이커들은 파이프라인 판매량 증가를 기대한다. 그런데 같은 이름 아래 묶인 사업자들을 공급 구조별로 나눠 보면, 반도체 회복의 수혜는 한 축에만 집중되고 다른 축은 오히려 질소 부족과 가격 미반영에 시달리고 있다. 배경: 왜 중요한가 산업가스는 질소·산소·아르곤 같은 공기 유래 가스와, 디보란·저메인·디실란 같은 반도체용 특수가스, 그리고 정유·석유화학 부산물로 얻는 액화탄산·수소까지 아우른다. 공급 방식은 크게 세 갈래다. 대규모 ASU(공기분리장치, 공기를 -196℃ 전후 극저온으로 액화해 비등점 차이로 분리하는 설비)를 수요처 옆에 짓고 파이프라인으로 보내는 온사이트 방식, 탱크로리로 액화가스를 실어 나르는 벌크 방식, 고압용기에 충전해 파는 실린더 방식이다. 세 방식은 같은 분자를 팔지만 고객·계약 기간·가격 결정 구조가 전혀 다르다. 반도체 공장이 쓰는 질소는 순도 99.999%(5N)에서 99.9999%(6N)급으로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다. 산소나 수분이 ppb 단위로 섞여도 웨이퍼 표면 산화나 공정 오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순도는 실린더 운송으로는 유지하기 어렵고 온사이트 ASU에서 정제한 뒤 파이프라인으로 직결하는 것이 통상이다. 그래서 반도체 투자가 늘면 수혜는 파이프라인 계약을 가진 메이커에게 간다. 기사에서 메이커 4개사가 고무돼 있다는 것과 충전·판매업계가 "이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것은 같은 현상의 양면이다. 경제 전망 자체도 낙관 일변도는 아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5%,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25년 16.6%에서 2026년 4.7%로 둔화가 예상된다.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증가 폭이 줄어드는 국면이므로, 올해 전망은 '회복'보다 ...

SMR 상용화, 설계승인 다음에 남는 것은 원가와 첫 호기다

뉴스케일파워가 77MWe 모듈 설계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표준설계승인(SDA)을 받은 뒤 주가가 1년 새 약 2배 올랐다는 기사가 이어진다. 루마니아 RoPower의 6기 구성안 검토, 장주기 부품(LLI, 제작에 수년이 걸려 먼저 발주하는 대형 기기) 조달 소식이 더해지며 SMR 상용화가 눈앞이라는 분위기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설계승인은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다. 승인받은 도면과 예산 안에서 기한 내 지어지는 발전소 사이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숫자가 여러 개 남아 있다. 배경: 왜 중요한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은 통상 전기출력 300MWe 이하의 원자로를 공장에서 모듈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개념이다. 대형 원전 1,000MWe급 한 기를 현장에서 10년 가까이 지으며 겪는 공기 지연과 원가 상승을, 표준화된 소형 모듈의 반복 생산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뉴스케일 설계는 열출력 250MWt, 전기출력 77MWe 모듈을 최대 12기까지 한 건물에 넣는 구조다. 12기면 약 924MWe로 대형 원전 한 기와 비슷하다. 냉각재 펌프 없이 자연순환으로 노심을 식히고, 원자로용기와 격납용기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공장에서 출하한다. 운동 부품이 줄면 고장 모드가 줄고, 사고 시 전원 없이도 냉각이 유지된다는 점이 NRC 심사에서 인정된 안전 논리다. 이 설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요 쪽 변화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일정한 부하를 요구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진 계통에는 이를 받쳐 줄 무탄소 기저 전원이 부족하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신규 원전에 투자세액공제를 열어 두었고, NRC는 비상계획구역(EPZ)을 부지 경계까지 축소하는 방법론을 승인해 입지 제약을 풀었다. 기술·수요·정책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사실이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주가 기사는 승인·수주·대주주 매도를 나열한다. 현장에서 보는 SMR 상용화의 병목은 다른 데 있다. 첫째는 ...

신재생에너지 산업 동향, 2019년 전망을 2026년 현장에서 다시 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2019년 3월 낸 '최근 신재생에너지 산업 동향' 보고서는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 중심의 성장을 전망했다. 근거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전량 1MWh당 발급되는 인증서) 가중치라는 정책 수단과 정부 보조금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 보고서의 큰 방향은 맞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병목은 보고서가 거의 다루지 않은 곳에서 생겼다. 설비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지은 설비의 전기를 받아 줄 계통과 가격 구조의 문제다. 배경: 왜 중요한가 신재생에너지 산업 동향을 읽을 때 기준점이 되는 제도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다. 일정 규모 이상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으로 채워야 하고, 부족분은 REC를 사서 메운다. 의무비율은 2019년 6%에서 2026년 15%로 올라왔다(공개 로드맵 기준). 비율이 오르면 REC 수요가 늘고, 그 수요가 사업자 수익의 절반가량을 만든다. 태양광 사업자의 매출은 전력도매가격 SMP와 REC 판매대금의 합이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REC 가중치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짚은 건 정확했다. 가중치란 실제 발전량 1MWh에 몇 개의 REC를 인정하느냐는 배율이다. 임야 태양광은 0.7, 건축물 태양광은 1.5, 해상풍력은 연계거리에 따라 2.0에서 그 이상까지 준다. 값이 다른 이유는 단순하다. 발전원가와 입지 난이도가 다른 설비를 같은 시장에 세우려면 배율로 보정해야 한다. 문제는 이 배율이 설계 변수이자 정책 변수라는 점이다. 물성처럼 고정된 값이 아니라 고시 개정 한 번으로 바뀐다. 2019년 보고서가 성장을 전망한 네 분야 중 ESS와 연료전지는 이후 가중치 조정으로 시장 구조가 통째로 바뀌었다. 핵심: 일반 기사가 놓치는 지점 기사와 보고서는 설비 용량 증가와 지원 확대를 다룬다. 현장에서 보는 병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원이 사라질 때 무슨 일이 생기는가', 다른 하나는 '지어도 전기를 못 보내는 상황'이다. 세부 포인트 1...